1. 팀 버튼 감독만의 특유한 감각이 빛을 발하는 작품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그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몽환적이며 기이한 분위기에 독특한 분장으로 독보적인 미장센을 연출하는 그만이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다. 그의 작품으로는 <가위손>, <배트맨 시리즈>, <유령 신부>,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최근 <웬즈데이>가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내성적인 성격으로 혼자 공동묘지에서 지내거나 하루 종일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는 작은 인형을 수집하고 다녔기 때문에 또래 여학생들이 기피했다고 한다. 그는 예술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후 칼 아츠 대학으로 진학하면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였다. 칼 아츠에서 우수한 학생들은 디즈니에 입사할 수 있게 되는데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귀여운 아이디어를 파는 디즈니에서 자신의 기괴한 상상력을 펼치기 어려워 퇴사를 했다. 그 후 워너 브라더스에 발탁된 팀 버튼은 당시 유명 아동쇼 진행자였던 폴 루번스의 캐릭터 피위 허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피위의 대모험>을 만들어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하며 가족용 코미디 <비틀 주스>로 그의 스타일을 확립하고 흥행 감독으로도 인정받았다.
그 후 워너 브라더스는 팀버튼에게 배트맨 시리즈의 영화화를 제안하고, 원작에 없던 설정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집어넣으며 더 암울하고 기형적으로 만든다. 원작의 캐릭터 성향이나 성격을 말소시키고 팀버튼 식으로 바꾸면서 특유의 전위적인 연출과 소재로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워너는 리턴즈에서 배트맨을 너무 기괴하게 비틀어낸 버튼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세 번째 시리즈 포에버부터 조엘 슈마허에게 감독을 넘기기도 했다. 애초에 배트맨을 시리즈로 영화화할 계획이 없었던 팀 버튼은 배트맨 리턴즈도 워너 브라더스 측에서 본격적인 버튼의 영화를 만들라고 제안해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 후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3D 영화로 만들어 개봉했는데 소설 자체의 기괴함이 팀버튼 성향과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던 작품으로 포불호가 나뉜 평과는 달리 흥행에는 성공한 작품이다. <토이스토리>에 이어 흥행 랭킹 2위로 버튼 감독의 최대 흥행작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2012년 <다크 섀도>, <크랑켄위니>등 개봉을 했으며 2016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연출했는데 북미보다 한국에서 흥행이 잘 된 영화이다.
팀 버튼의 작품은 몽환적인 작품 세계가 특징으로, CG를 좋아하지 않는 그이기에 기이한 세트와 독특한 분장 등 직접 연출하면서 영화 대부분을 실제 세트로 제작하여 촬영한다. 또한 흔히 알려진 이미지와는 다르게 따뜻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의 영화를 만드는데도 재능이 있는데 영화 <에드 우드>를 통해서 최악의 영화감독이라고 평을 받던 실존인물 에드 우드의 재평가를 이루어 냈다. 그리고 영화 <빅 피시>의 경우 자신의 아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려 끊임없이 거짓말을 지어내는 암에 걸린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아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는데, 감동적이었다는 평이 많았던 이 영화를 만들 당시 실제 팀 버튼의 아버지가 사망해서인지 그 전의 작품들에 비해서 톤과 느낌이 다르다는 평을 받았다.
팀 버튼은 함께 일한 사람들은 몇 번이고 그의 다른 영화에 투입하는 면이 있는데, 예로 들면 배트맨 영화의 배경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대니 엘프먼은 팀 버튼의 배트맨을 시작으로 유령신부나 크리스마스 악몽 등 거의 모든 영화의 배경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또한 대표적으로는 배트맨 이후 가위손을 제작하며 조니 뎁과의 관계를 시작하며 여러 작품을 함께하면서 그의 페르소나가 됐다. 지나치게 조니 뎁을 자주 캐스팅하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존재했는데 실제로 그의 신작발표가 뜨면 주인공으로 조니뎁 또는 헬레나 본햄 카터라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그의 영화는 일반적으로 '판타지'로 불리지만 그의 작품을 하나의 장르로 묘사하기는 매우 어렵다. 몽환적은 연출과 히어로 영화, 로맨스/판타지 영화를 연출하고 흥행까지 성공시켰으며. 현실을 드러내고 풍자하는 부분이 많고 미국 찬양을 풍자하는 비범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1980~1990년대에는 굉장한 명작들을 배출했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아쉬운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전반적으로 그의 전성기와 비교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로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그동안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팀 버튼의 예전 폼을 되찾았다는 호평을 받는 데 성공했다.
2. 판타지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디즈니 플러스 영화추천 <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줄거리
요즘엔 만화나 소설 원작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그중엔 원작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흥행한 작품도 있지만 원작 팬들에게 혹평을 들으며 흥행에 실패한 작품도 많다. 성공작들을 살펴보면 해리포터와 메이즈 러너 등 모두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잘 보여줬던 작품들이었다. 원작이 따로 있는 다양한 영화들 중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이상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과 마주친 소년의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는 할아버지 에이브(테렌스 스탬프)의 모험담을 들으며 자랐다. 할아버지의 동화 속 아이들은 페레그린이라는 새로 변하는 원장님이 있는 마을에서 살고 있는데, 모두 남들과 다른 특이한 친구들로 다양하고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제이크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늘 흥미진진하게 듣고 좋아했다. 한때는 모두 사실이라 믿었지만 여느 아이들이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느끼듯 제이크 또한 그 이야기를 믿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모두 그 이야기를 상상 속 허상이라 생각했지만 할아버지는 여전히 모든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그 때문에 사람들 눈에 비친 할아버지는 영락없는 치매를 가지고 있는 노인일 뿐이었다.
마트에서 알바를 하고 있던 제이크는 어느 날 할아버지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소식에 급히 할아버지 댁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전화를 걸어보는데 할아버지는 이해 못 할 소리를 늘어놓는다. 총을 보관한 캐비닛의 열쇠가 사라지는 바람에 괴물과 싸울 수가 없다고 말하는데, 그러면서 제이크에게는 위험하니까 찾아오지 말라며 거듭 당부를 한다. 하지만 제이크는 허겁지겁 할아버지 댁으로 달려갔다. 마침내 할아버지 집에 도착하는데 강도가 침입한 것처럼 어질러져 있었고, 급히 할아버지를 찾아보는데 집 뒤편 숲까지 샅샅이 살핀 끝에 위중한 상태의 할아버지를 찾아낸다. 끔찍한 공격을 받았는지 할아버지의 눈이 없는 상태로 숨을 힘겹게 쉬고 있던 할아버지는 제이크에게 끊임없이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여기서 멀리 벗어나, 그 섬으로 가, 애머슨을 찾아. 엽서, 루프로 가, 1943년 9월 3일, 새가 모든 걸 설명해 줄 거다.' 할아버지는 뜻 모를 말을 남긴 뒤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 그 순간 제이크는 거대하고 검은 괴물과 눈을 마주쳤는데, 시간이 흘러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 보니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것이라며 심리치료를 권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날 밤의 일들은 자신이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어 정신과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그 일 이후 제이크의 생일날, 고모집에서 찾은 할아버지의 유품으로 1943년 젊은 날의 과거 이야기로 이상한 아이들의 집, 그들과의 추억 등 모든 것들을 자세하게 기록한 일기장이었다. 할아버지 일기장에서 미스 페레그린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발견하는데 이 사람을 찾아가면 할아버지가 남긴 말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편지가 발송된 주소인 섬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신비한 소녀 엠마(엘라 퍼넬)를 만나고 어릴 때부터 동화 속의 특별한 친구들까지 만나게 된다.
타임루프로 일정한 시간과 공간을 반복시키게 만들 수 있는 능력으로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는 1943년 9월 독일군의 포탄이 떨어지기 전인 그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집의 원장인 미스 페레그린은 임블린이라 불리는 특별한 사람으로 송골매로 변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녀는 단 하루의 시간을 지정하고 살 수 있기 만들기에 아이들은 그녀의 보호아래 하루를 계속해서 반복하며 사는 것이다.
제이크가 에이브 할아버지에게서 듣던 동화는 사실 이 아이들을 말하는 것이고, 이 아이들과 함께 자랐지만 그곳에서 나와 정상의 시간의 흐름에 있기에 노인이 된 것이었다. 에이브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능력은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는 할로우 게스트를 처단하는 일이었는데 그는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그 괴물을 볼 수 있는 사람이었고 또한 제이크도 볼 수 있게 된다. 할로우 게스트들은 수많은 타임 루프를 이용해 아이들을 잡아먹기에 그는 바깥세상에서도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했지만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3. 별종이라 불리는 특별한 이들을 위한 팀버튼의 찬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원작 소설로도 다채로운 장면이 연상되는데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하면서 그의 특유한 색으로 영화가 탄생했다. 판자지적 요소가 가미된 영화지만 판타지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원래의 원작 소설에서도 액션요소가 별로 없었기에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화가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느낌이 있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2016년 개봉 후 2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제작비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면서 흥행에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IMDb평점 6.7, 로튼 토마토에서 평론가 64%와 관람객 60%, 국내 네이버 평점 8.57점으로 준수한 평을 받고 있다.
팀 버튼 감독은 남들과 다른 별종이라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시각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어렸을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도 당하고 엄격하고 보수적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침묵을 강요받고 자란 환경 탓에 누구보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친근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많은 영화 속 주인공들은 특이하거나 기이한 외모의 캐릭터들이 많은데 <가위손>이나 <스위니토드> 같은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팀 버튼은 그들을 통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단점이 아닌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특별함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도 너무 가벼워서 납으로 된 신발이 아니면 하늘로 올라가는 소녀 엠마와 인형에 심장을 넣어 조종하는 소년, 식물을 순식간에 키우는 아이 등 신기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등장한다. 세상의 시선으로 보면 별종이고 기이해 보일 수 있는 아이들이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천진한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을 소중하게 돌보는 임블린인 미스 페레그린도 자신이 별종이었기에 이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지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들 각자가 가진 능력으로 제이크의 지휘아래 무시무시한 할로우 게스트와 바론이라는 악당을 처단하고 미스페레그린을 구하게 된다. 뛰어난 원작과 팀 버튼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특별한 이들을 위한 찬가인 이 영화는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시선과 사랑을 담은 작품이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병헌 감독의 영화 <드림> 박서준, 아이유 (1) | 2023.04.17 |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ume 3> (0) | 2023.04.15 |
넷플릭스 영화추천 <스위치> 권상우 오정세 (0) | 2023.04.10 |
일본원작 소설 영화 <거울 속 외딴 성> (0) | 2023.04.07 |
<존 윅 4> John Wick: Chapter 4 (0) | 2023.04.06 |
댓글